쑥스카님께서 맡겨주신 소설 커미션입니다. 신청 감사합니다. <지옥에서 한 위저드의 범죄를 목격한 어느 캠비온의 증언> 전 평소처럼 아베르누스를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별 볼일 없는 하루였습니다. 예정된 전투도 없었고 괴롭힐 영혼도 없었죠. 우리 캠비온들에게 그런 지루한 날이 흔치 않다는 걸 여기 계신 모두가 알거라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
* 트윅스님과 연성 교환으로 쓴 글입니다* “……계십니까? 할신이라는 분을 찾으러 왔소이다.” 아이들에게 데친 채소와 구운 버섯으로 만든 점심 식사를 챙겨 주고 방에 길게 늘어져 오후 휴식을 즐기던 드루이드 할신은, 처음 듣는 낯선 목소리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마 위협이 될만한 인물이거나 하다못해 잡상인이기라도 했다면 방 밖에서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
* 소소님과 연성 교환 목적으로 쓴 글입니다.* 낭패로군. 고블린 부락의 핵심부까지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방식으로 여기를 조사할 생각은 아니었건만, 생각이 짧았다. 실바너스시여, 굽어 살피소서. 지금 나는 곰의 형상이고, 워그 우리로 끌려와 갇힌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알 수 없다. 시야가 좁아지고, 눈 앞이 뿌얘진다. 결코 좋은 징조가 ...
그나마 믿을 수 있다고 여겼던 상관이 갑자기 휴직을 해버렸다. 정확하게 말하면 스호베이 대위는 루인의 상관은 아닌데다, 시간이 흐른 뒤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서로 이름도 기억 못하는 남남이 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지금 이 조직에서는 가장 신용할 수 있는 인물이다. 처음 만났을 때 살점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강하게 그의 팔뚝을 물어 뜯었더랬다. 루인은 그때...
유난히 불운한 날이었다. 간밤에 설치해 둔 함정에는 고기도 가죽도 쓸 수 없는 어린 암영양 한 마리가 갇혀 있었고, 그 영양을 놓아준 뒤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진흙탕에 빠졌다. 가볍게 한숨을 쉰 다음 오늘 저녁에는 버스카론에게 뭘 갖다 줘야할지 고민해 보았다. 남부삼림에서 꽤 알려진 식당이자 주점을 운영하는 버스카론은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
“에이, 오늘은 기우어 잡기는 다 틀렸군.” 누군가 오래된 나무 탁자를 쿵, 치며 투덜거렸다. 간만에 그리다니아에 볼 일이 있어 칼라인 카페의 여관에 묵던 휴고는 막 기지개를 켜며 여관 문을 나서다 그 광경을 보곤 미소지었다. 과장된 몸짓으로 숨을 크게 들이킨다. 축축히 젖었다가 막 보송보송하게 마르기 시작하는 나무의 냄새가 느껴졌다. 칼라인 카페의 명물인...
수면에 특별히 문제가 없는 샤말이었지만 그날은 유난히 잠들기가 어려워 난로 앞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새로 들어온 신입 학자에게 대차게 물어뜯긴 팔뚝의 상처가 나아가는 중인지 못 견디게 근질근질했다. 얌전하게 상처가 다 낫길 기다리느니 벅벅 긁어서 다 찢어버리고 싶은, 그렇게 가려움을 없애고 아픔을 얻고 싶은 욕망을 꾹 참는 중이었다. ‘언제쯤 나으려나. 꽤...
헬가는 초조하게 발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상한 시절이라 밖으로 나도는 사람이 많아 그런지 이 여관도 꽤 붐볐다. 낡은 여관의 소리와 냄새는 익숙했고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까지 했다. 젊은 용기사는 헝겊으로 잘 싸 둔 자신의 창을 구석에 세워두고, 발터가 왔을 때 바로 먹일만한 게 있는지 기웃거렸다. 잘 땋아 놓은,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칼을 본 것만으로...
※ 발터 베른하르트를 좋아하시는 아버님의 생일 축하 겸 구상했던 글입니다. ※ ※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립니다. ※ 발뭉은 수 세기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사계절 초록잎이 반짝반짝한 키 작은 나무들과, 위를 올려다 보아도 그 끝이 짐작되지 않을만큼 높이, 마치 하늘에 닿을 것마냥 쭉쭉 뻗어 있는 고목들 사이에 나 있는 오솔길 근처의 땅에 박혀 있었다. 그...
하드 다케온 스포일러 포함 왕성은 고요했다. 기억 속의 델포이아는 이렇게 서늘하고 춥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 땅을 밟은 게 너무 오랜만이라 발터는 자신의 기억이 잘못됐을수도 있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아발론의 군주와 그의 기사들, 그리고 헬가와 함께 다케온을 방문할 때는 몹시 떨었다. 감정을 숨기는 일은 익숙했다. 발뭉을 손에 꼭 쥐고 심호흡 몇 번만 하면 ...
손님이 찾아 왔다. ‘아슬란’이라는 이름 석 자로 알려진 전쟁 군주가 조만간 아발론을 방문할 거라는 사실은 이미 헬가가 귀띔해 준 바 있지만, 정확한 날짜가 정해진 건 아니었던지라 왕성 안의 모든 이들이 이 갑작스러운 방문객의 큰 키에 깜짝 놀랐다. 오랜만에 볕이 좋고 공기가 부드러웠다. 최근 눈에 띄게 쇠약해진 것처럼 낯빛이 나빠진 로드에게 샬롯이 빨래를...
이것 저것 아무거나 씁니다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